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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사기 수법 총정리

gnt7 2025. 5. 6. 19:50

 

비대면 시대의 도래와 함께 중고 거래 플랫폼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더 이상 중고 거래는 특정 지역의 벼룩시장이나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아도 되는, 간편하고 효율적인 소비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다양한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개인 간 거래가 활발해졌고, 이를 통해 불필요한 물건을 처분하거나 필요한 물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각종 사기와 범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중고 거래의 특성상 개인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제도적 보호가 미흡하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채팅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사기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으며, 피해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기 수법과 실제 사례, 그리고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사기 수법 총정리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사기 수법 총정리

 

가장 흔한 사기: 입금 유도 후 연락 두절

중고 거래 사기 중 가장 대표적이고 흔한 유형은 ‘입금 후 잠적형 사기’다. 판매자가 게시글을 올리고 구매자와 연락을 주고받다가, 제품이 인기 있거나 한정판임을 강조하며 서둘러 결제를 유도한다. 구매자가 판매자의 계좌로 돈을 송금하면, 이후 연락이 끊기고 물건은 끝내 도착하지 않는다.

이 수법의 핵심은 거래를 플랫폼 외부에서 진행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사기꾼은 “앱 내 거래는 느리다”, “직거래가 어렵다”, “택배 거래가 편하다”는 등의 말을 하며 카카오톡이나 문자 등 외부 채널로 대화를 유도한 후, 개인 계좌로 송금을 받는다. 그리고 돈을 받은 직후 모든 연락을 차단한다. 피해자는 플랫폼에서도, 경찰서에서도 사실상 계좌주나 연락처 외에는 아무런 단서를 얻을 수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수법이 반복적으로, 여러 사람을 상대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범인은 타인의 명의 계좌나 대포폰을 사용하여 추적을 어렵게 만들고, SNS나 커뮤니티에서 피해 사례가 공유되기 전까지는 동일한 사기 행각을 계속 이어간다.

 

실물 위장 및 가품 판매: 교묘한 눈속임

중고 거래에서는 실물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진과 설명만으로 제품의 상태나 진위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악용해 고의로 상품 상태를 부풀리거나, 정품처럼 보이는 가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고가의 명품 가방이나 운동화, 전자기기 등이 있다. 사기꾼은 인터넷에서 찾은 정품 사진을 올리거나, 가짜임을 알 수 없도록 각도를 조절한 사진을 사용해 게시글을 작성한다. 그리고 “직구 제품이라 정품 보증서는 없지만 100% 진품이다”, “포장만 개봉했을 뿐 새 제품”이라고 강조하며 구매자를 안심시킨다. 실제 제품이 도착하면 가짜이거나 중고 이상의 심각한 손상이 있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

특히 가품 판매는 법적으로도 ‘상표권 침해’ 또는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지만, 거래가 개인 간에 이뤄지고 증거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법적 대응이 쉽지 않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환불이나 교환을 요구하기도 어렵고, 판매자와 연락이 두절되면 손해만 떠안게 된다.

 

배송 사칭과 위장된 안전결제 링크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종종 택배 거래가 진행되는데, 이때 배송 정보를 빙자한 피싱 수법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안전 결제로 구매하겠다”고 말하면서 가짜 링크를 보내는 방식이다. 이 링크는 외관상 중고 거래 플랫폼의 공식 결제 시스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피싱 사이트다.

구매자는 해당 링크를 클릭해 카드 정보를 입력하거나, 본인 인증을 하다 보면 자신의 개인정보가 범죄자에게 넘어간다. 반대로 판매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구매자가 “택배비를 송금했다”며 가짜 송장번호와 함께 인증 링크를 보내고, 판매자가 계좌 인증을 위해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면 계좌가 털리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단순한 중고 거래 사기를 넘어 개인정보 유출, 계좌 해킹, 심지어 신용카드 복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크다. 특히 실제 결제 시스템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사이트가 많아,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일수록 쉽게 속을 수 있다.

 

사기를 막기 위한 예방법과 대처법

중고 거래에서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가능하면 직거래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상품을 직접 보고 거래를 하는 것이 사기 확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둘째, 택배 거래를 하더라도 플랫폼 내 안전결제 시스템을 활용해야 한다. 이를 벗어난 외부 계좌 거래나 비공식 결제 링크는 모두 의심하고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판매자나 구매자의 프로필을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도 필요하다. 이전 거래 후기, 거래 빈도, 계정 생성일 등을 확인함으로써 신뢰도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특히 거래를 서두르는 사람, 계좌가 여러 번 바뀌는 사람, 거래를 앱 밖으로 유도하는 사람은 경계해야 한다.

사기를 당했을 경우에는 빠르게 증거를 수집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래 내용, 계좌번호, 대화 내역, 송금 영수증 등을 캡처하여 보관하고, 금융감독원과 해당 은행에도 계좌 정지를 요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한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나 플랫폼 고객센터에도 피해 사실을 공유하여 다른 피해를 막는 데 동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고 거래 플랫폼은 우리의 삶을 더욱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유용한 도구이다. 하지만 그만큼 신뢰와 안전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조금만 방심해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개인 간 거래라는 특성상 사기를 막기 위한 제도적 보호는 아직 미비한 상황이며, 결국 사용자의 주의와 자율적인 예방이 가장 중요한 방어 수단이 된다.

사기 수법은 날로 진화하고 있으며, 단순히 ‘운이 나빠서’ 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누군가의 한순간의 방심을 노리는 범죄가 아닌, 철저하게 계획된 사기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거래 전후의 모든 과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현명한 중고 거래는 충분한 정보와 경계심에서 비롯된다. 오늘도 누군가는 믿음으로 거래를 시작하지만, 누군가는 그 믿음을 악용한다.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더 똑똑하게 거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