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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챗봇을 이용한 범죄 시도, 이미 시작된 현실

by gnt7 2025. 5. 6.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스마트폰의 음성 인식부터 자동 번역, 자율 주행, 그리고 대화형 AI 챗봇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이제 기계와 대화를 나누고 업무를 처리하며 정보를 습득하는 데 있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특히 챗봇은 단순한 고객응대 도구를 넘어, 사람처럼 글을 쓰고, 질문에 답하며, 논리적인 대화를 이끌어가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에는 그림자가 존재한다. 이제는 이 AI 챗봇이 범죄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들이 보고되기 시작했고, 이는 단순한 윤리적 우려를 넘어 실제적인 사회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글에서는 AI 챗봇이 범죄에 악용되는 방식, 이미 벌어진 실제 사례들, 기술적·법적 대응의 한계, 그리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AI 챗봇을 이용한 범죄 시도, 이미 시작된 현실
AI 챗봇을 이용한 범죄 시도, 이미 시작된 현실

AI 챗봇이 범죄에 이용되는 방식

AI 챗봇이 범죄에 활용되는 방식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교묘하다. 가장 흔한 예는 사기 및 피싱 범죄에서의 활용이다. 기존에는 사람의 손으로 작성되던 이메일, 메시지, 대화문 등을 이제는 AI가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범죄자들은 더욱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언어로 사람을 속이거나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챗봇은 특정 인물의 말투나 대화 스타일을 학습해 가짜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누군가를 가장한 스미싱 문자를 보낸다거나, SNS를 통해 사적인 대화를 시도하며 접근하는 수법이 가능해진다. 특히 최근에는 딥페이크 음성과 결합하여, 실제 사람의 목소리로 금융 기관에 전화를 걸거나 가족을 사칭해 송금을 요청하는 식의 사기도 등장하고 있다.

또한, AI 챗봇은 사이버 공격 도구로도 악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커가 AI에게 특정 보안 시스템의 취약점을 분석하게 하거나, 자동화된 악성 코드 생성을 지시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범죄자가 AI 챗봇을 통해 사회공학적 기법을 학습하고, 공격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거나 문서 위조, 탈취 이메일 작성 등을 고도화할 수도 있다.

이처럼 AI 챗봇은 단순히 대화에 그치지 않고, 범죄자가 필요한 ‘지능형 조력자’로 활용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실제로 발생한 AI 악용 사례들

AI 챗봇을 이용한 범죄 시도는 더 이상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2023년에는 영국에서 한 기업의 회계 담당자가 상사의 지시인 줄 알고 수억 원 상당의 돈을 해외로 송금했다. 그런데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 ‘상사’는 실제 인물의 목소리를 딥페이크 기술로 모방한 음성을 이용한 범죄자의 사기극이었다. 이 범죄에는 음성 딥페이크와 함께 AI가 생성한 대화 스크립트가 함께 사용되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채팅형 AI를 활용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하고, 성적인 대화를 유도한 후 협박하거나 착취를 시도한 사건이 있었다. 가해자는 AI 챗봇을 통해 미성년자의 말투와 관심사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친밀감을 형성한 뒤 가짜 신분으로 접근했던 것이다. 이는 기존의 디지털 성범죄 수법을 한층 더 정교하게 만든 악용 예다.

2024년에는 AI가 생성한 허위 정보를 기반으로 주가 조작 시도를 한 사례도 보고되었다. SNS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빠르게 확산되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 뉴스는 AI가 실제 언론 기사 스타일을 모방해 자동 생성한 ‘가짜 기사’였다. 이를 통해 주가가 급락하자 범죄자는 미리 투자해둔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겼다.

이러한 사례들은 AI가 단순히 도구로서 사용된 것이 아니라, 범죄의 핵심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그 피해 규모와 파급력은 기존 범죄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위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대응이 시급하다.

 

AI 챗봇 규제의 사각지대와 기술적 한계


현재 AI 챗봇에 대한 규제는 전 세계적으로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아직 AI를 법적으로 ‘책임 주체’로 규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개발하거나 제공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규범이 부족하다.

특히 오픈소스 AI 모델이나 다크웹에서 배포되는 변형된 AI 도구는 규제의 손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존재한다. 범죄자들이 이러한 AI를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목적에 맞게 조작하거나 훈련시키는 경우, 정부나 수사 기관이 이를 추적하고 통제하기란 매우 어렵다. 더욱이 VPN과 같은 익명화 기술까지 결합되면 범인의 신원을 파악하기도 힘들어진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한계는 존재한다. AI가 생성한 텍스트가 인간이 작성한 것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이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차단하는 기술은 아직 충분히 정교하지 않다. 또한 AI가 어떤 의도로 쓰였는지를 판단하는 일은 기술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모호하다. 같은 기술이 유용한 목적과 범죄적 목적 모두에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의 특성 때문이다.

그렇기에 AI 챗봇 규제는 단순한 금지나 차단이 아닌, 기술 개발자와 사용자, 법률가와 정책 입안자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복합적인 과제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AI 챗봇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기술적으로는 AI 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AI가 생성한 콘텐츠임을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워터마킹’이나 ‘생성 콘텐츠 식별 알고리즘’이 적용되어야 하며, 플랫폼 차원에서 AI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법적인 측면에서는 AI를 이용한 범죄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묻는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AI 생성물에 대한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이를 유통하거나 악용한 이들에 대한 처벌 기준을 정교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미 유럽연합은 AI 법안을 통해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추진 중이며, 한국과 미국도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개개인의 경각심과 디지털 윤리 의식이다. AI가 만드는 콘텐츠를 무조건 신뢰하기보다는 출처를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대화나 메시지를 받았을 경우 즉시 신고하거나 차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과 책임 있는 접근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AI의 양면성

AI 챗봇은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도구이지만, 동시에 악의적인 목적에 따라 무기로도 변할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기술 발전의 결정적인 갈림길에 서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어떻게 책임 있게 활용할 것인가, AI 기술을 보호막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범죄의 도구로 허용할 것인가.

이미 AI 챗봇을 이용한 범죄 시도는 현실이 되었고, 그 피해는 결코 가벼운 수준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수법이 고안되고 있으며, 우리는 더 이상 이를 ‘미래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사회적 감시와 법적 대응, 그리고 윤리적 기준 역시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이제 우리는 그 책임 있는 선택의 순간에 서 있다.